[영화리뷰] 듄 : 영화만이 선사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 [듄]을 아이맥스 버전으로 관람했습니다.

여러 대중매체가 있지만 '스펙터클'이라는 엔터테인먼트를 선사하는 매체는 영화만이(극장에서 관람하는 영화만이) 거의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극도, 책도, TV도, 심지어 요즘 대세인 OTT도 스펙터클을 선사하는 데에는 제한이 따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드니 빌뇌브 감독의 SF 대서사극 [듄]은 반가운 작품입니다.

광활한 우주와 사막.. 그 안에서 종교적으로 펼쳐지는 이 에픽은 SF 장르가 주는 경이로움을 극대치로 선사해줍니다.

단순히 큰 스케일의 전시에서 그치는 게 아닌, 이를 실제 체험하듯 화면에 담음으로서 그 리얼함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죠. 시청각적으로 가히 압도적인 경험입니다.

[듄]의 스펙터클을 극대화시키는 또다른 요소는 다름 아닌 한스 짐머의 음악입니다.

고전적인 스타일의 음악이 아닌 효과음과 음악의 경계를 허물어뜨린 듯 시종일관 신경을 긁고 긴장시키면서도 세계관의 웅장함을 전달해주는 음악의 힘이 압권입니다. CGV의 아이맥스나 메가박스의 돌비시네마 등 사운드가 특화된 상영관에서 관람하시면 그 위력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스케일을 통한 스펙터클을 제외한 액션은 다소 밋밋한 편입니다. 이는 아마도 리얼리티를 기본 톤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격투나 추격전 등도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일 겁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액션이 심심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현란한 캐스팅인 만큼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외모가 물이 오를대로 오른 티모시 샬라메의 유약하면서도 강인한 주인공 연기는 물론, 중후하고 인자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오스카 아이작,


이번에도 역시 어딘가 하나 엇나간 듯 독창적인 카리스마를 보이는 하비에르 바르뎀, 전작들에서 잘 보지 못했던 모성애와 절제된 내면연기를 선보인 레베카 퍼거슨,



하코넨의 잔악함과 기괴함을 여과없이 전달해준 하코넨 남작 역의 스텔란 스카스가드, 이번도 단단하고 남성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조쉬 브롤린과 제이슨 모모아까지. 캐스팅이 저마다의 역할을 십분 발휘해줍니다.

현란한 편집으로 시종일관 액션으로 몰아붙이는 작품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선 작품이라 할 수 있죠. 드니 빌뇌브 감독의 전작들인 [컨택트], [블레이드 러너 2049] 등의 작품을 좋아하신다면, 혹은 호흡은 다소 느려도 크고 웅장한 스케일의 작품을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8.3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