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시사회를 관람했습니다.
내일이죠, 5월 5일 국내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안젤리나 졸리의 최신작입니다.




[시카리오]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드] [로스트 인 더스트] 의 각본을 쓰고 [윈드리버]를 각본, 연출한 테일러 쉐리던 감독의 작품답게 예고편에서부터 무겁고 음울한 느낌이 들어 보는데 좀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의외로 전형적이고 따라가기 쉽고, 또 장르적인 재미가 출중한 작품이었습니다.

좋은 말로 그의 이전작들보다 더 대중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상업영화가 되었고, 나쁜 말로는 그만의 색이 약간 옅어졌다고 할까요?
아무튼 장르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나름 만족스러웠네요. ^^

스토리는 테일러 쉐리던 감독 작품답게 심플합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데요, 화재 현장에서 아이를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인공이 범죄 증거를 가진 채 도망 중인 한 아이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이전에 많이 봐왔던 이야기지만 여기에 산불이라는 요소가 더해지니 상당히 신선한 장면들이 여러 번 창출됩니다.

특히 만족스러웠던 건 배우들의 연기였습니다.
트라우마를 안고 외딴 곳으로 떨어져나왔다가 우연히 얽혀든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한다는 원형적이고 전형적인, 어떻게 보면 수도 없이 봐온 빤한 캐릭터를 설득력있고 안정적으로 연기한 안젤리나 졸리를 비롯해 그녀와 함께하는 아역 배우 핀 리틀의 연기력이 돋보입니다.

니콜라스 홀트의 악역 연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순둥순둥한 이미지 혹은 유약하고 소년 같은 이미지만 봐와서 그런지 이번 역할이 주는 신선한 충격이 있더군요. 함께 파트너 악역으로 등장하는 에이단 길렌과의 호흡도 좋더군요. 잔인한 범죄를 그저 출근해서 일처리를 하듯 담담하지만 프로페셔널하게 행하는 둘의 생활 악당 연기는 자칫 전형적이고 진부할 수 있는 장면에 묘하게 색다른 쾌감을 안깁니다.

영화는 장르 포지션을 '액션'과 '범죄'로 하고 있지만, 특히나 액션에 있어서는 그 양과 질에 있어 살짝 약한 편입니다. 다만 이런 아쉬움을 상쇄시켜주는 건 집요하게 연출된 '리얼리티' 덕분이었네요. 실제 숲을 만들어 진짜 산불을 일으켜 찍었다는 장면의 압도감은 어마어마합니다. (그렇다고 실제 산불을 내서 나무들을 태우나 싶은 개인적인 찝찝함은 뒤로 하고) 실제 산불 한가운데로 데려다놓는 듯한 실감나는 연출에 몸이 데일 듯 뜨거워지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스크린 너머로 열기와 불꽃이 흘러넘치는 것 같다고 할까요. 겨울에 개봉했으면 따뜻하게 봤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네요. ㅎ 많지는 않지만 간간히 등장하는 총격전도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날것의 쾌감을 선사합니다.

감독과 배우의 명성답게 역시나 출중한 작품이었지만 테일러 쉐리던의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서는 살짝 하향조정된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굳이 저렇게 행동해야 하까 싶은 전형적인 장면이나 앞이 예상되는 장면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쉐리던의 이름값을 지우고 본다면 그래도 만듦새 괜찮은 상업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은 다소 아쉬울지 모르지만 그의 다음 메이저 작품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7.7/ 10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와 [글래디에이터] : 사랑받지 못한 빌런의 비애 (0) | 2021.05.27 |
---|---|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와 [아미 오브 더 데드]의 공통된 아쉬운 지점 (0) | 2021.05.24 |
[영화 리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아이맥스 : 더 크게 체험할수록 재미도 커지는.. (0) | 2021.05.20 |
[영화 리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 티켓값 가성비 끝판왕! (0) | 2021.05.19 |
[영화리뷰] 더 스파이 : 실화만큼 묵직한 컴버배치의 열연 (0) | 2021.05.12 |